posted by 퍼스트 희망봉 2020. 5. 17. 10:35

'부부의 세계'가 현실적인 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결말은 영국과 한국이 다르다 영국은 가족 전체가 철저하게 파괴되는 것이 결말이다 한국은 여운을 남긴다 

16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최종회에서는 이태오(박해준 분)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가출한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지선우(김희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선우와 이준영은 이태오를 마음에서 정리했다. 이준영은 이태오가 포함된 과거 가족사진을 모두 지웠고, 지선우와 관계를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선우 역시 과거 사진을 모두 잘라 쓰레기로 버렸다.

하지만 이태오는 지선우와 이준영의 주변을 맴돌았다. 고예림과 설명숙(채국희 분)에 따르면 이태오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었다. 술값 시비가 붙어 과거 알던 지인에게 신세를 질 정도였다.

불안한 지선우는 집에 혼자 있는 이준영을 걱정했고, 결국 내내 불안해 하던 일이 벌어졌다. 집에 있던 아들 이준영이 사라졌고, '준영이 내가 데려갈게'라고 적은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이어 이태오에게 전화가 왔다. 이태오는 지선우에게 "준영이가 보고 싶어서.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랬어. 그것 뿐이었어. 선우야. 미안해"라고 말했고, 지선우는 "알아, 이해해. 괜찮은거지. 별 일 없는거지?"라며 셋이 함께 밥을 먹자고 설득했다.

지선우가 두 사람이 있는 곳을 알아냈고, 셋은 함께 밥을 먹으러 갔다. 이태오는 "미안해. 며칠 전에 봤어, 여기서 너랑 준영이. 내가 거기 있었어야 하는데, 니들 옆자리는 내가 있었어야 한다. 내 가족, 내 친구들 옆에 내가 있었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준영은 "이제와서 그런 소리를 하면 뭐해? 아빠가 다 망쳤으면서"라고 원망했고, 지선우는 "아빠한테 정리할 시간을 줘야할 것 같아서. 그래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태오는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채 "우리 새로 시작하자. 그동안 서로 잘못한 것들은 다 잊어버리고, 나도 당신 용서할테니까 당신도 날 용서해달라"고 애원했다. 이어 "준영이를 위해서 준영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자, 처음엔 힘들겠지만, 서로 노력하다보면 준영이도 안정될 거고, 그렇게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준영과 지선우는 자리를 떴고, 차에 타려고 했다. 그 순간 이태오가 달려오는 트럭에 사고를 당할 뻔 했고, 지선우와 이준영은 놀라 그에게 달려갔다.

지선우는 독백을 통해 "내 심장을 난도질한 가해자, 내가 죽여버린 치열하게 증오하고 처절하게 사랑했던 당신, 적이자 전우였고, 동지이자 원수였던 내 남자, 남편"이라며 속내를 밝혔고, 이태오를 끌어안았다.

이준영은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고통을 느꼈고, 결국 그 자리를 벗어났다. "잘못을 되돌릴 기회가 한 번은 있을까. 깨달은 뒤에는 모든 게 늦어버린 뒤였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었다"는 지선우의 말에서 이준영의 가출이 암시됐다.

1년 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준영은 1년째 가출 상태였다. 지선우는 "내 몫의 시간을 견디며 내 자릴 지킬 뿐이다. 언젠가 돌아올 아들을 기다리면서 불확실한 희망을 품고 사는 것, 그 불안을 견디는 것"이라며 묵묵히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이준영이 돌아왔고, 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지선우의 모습을 끝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방송 말미 지선우가 적어 내려간 일기는 드라마의 주제를 드러냈다. 지선우는 "삶을 대부분을 나눠가진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건 내 한몸을 내줘야 한다는 것. 부부간의 일이란 결국 일방적 가해자도 완전무결한 피해자도 성립할 수 없는 게 아닐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프게 곱씹으면서 또한 그 아픔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매일을 견디다 보면 어쩌면 구원처럼 찾아와 줄지도 모르지. 내가 나를 용서해도 되는 순간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지선우가 품은 실날 같은 희망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