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퍼스트 희망봉 2024. 6. 23. 13:51

 

전투기 앞에 달고 다니는 침 ?

벌침이나 독침인가 ? 더 이상 쏠게 없으면 이걸로 적기를 찍어 ? 

 

 

영어로는 "pitot tube(피토 튜브)"라고 한다. pitot는 이 원리를 개발한 18세기 프랑스인 앙리 피토(Henry Pitot)의 이름을 딴 것이다.

피토관은 흐르는 유체(기체건 액체건 상관 없다)의 속도를 측정하는 장치다. 특히 항공기의 비행속도는 이것을 이용한다. 물론 항공기의 경우에는 정확히는 그 자체의 비행속도라기보다는 항공기가 나가면서 생기는 맞바람의 속도를 측정하는 셈이지만.

원리 자체는 단순하다. 비행기 정면을 향하고 있는 피토관은, 관 앞쪽 작은 구멍이 뚫려 있으며 관 옆구리, 혹은 별도로 마련된 항공기 옆구리에 또 다른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리고 이 각각의 관에는 압력계가 달려 있다. 피토관, 혹은 비행기 옆구리에 뚫린 구멍으로 압력을 측정하면 비행기 속도와 관계 없이 주변 대기압만 측정된다. 반면 비행기 정면을 향한 피토관 앞쪽 구멍은 대기압 + 밀려 들어오는 맞바람이 만드는 압력이 함께 측정된다. 주변 대기압은 정압(static pressure)이라 부르며 피토관 앞쪽 구멍의, 대기압+밀려들어온 맞바람이 만든 압력을 전압(total pressure)라 부른다. 그러면 이제 전압에서 정압을 뺀 나머지 압력은 순수하게 맞바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압력이다. 이를 동압(dynamic pressure)라고 부른다. 이렇게 측정된 동압을 이용하면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사실 맞바람의 속도는 대체로 항공기의 속도와 같지만 항상 같지는 않다. 즉 비행기 정면에서 별도의 바람이 불어온다면 피토관의 속도는 실제 비행기가 날아가는 속도보다 더 큰 값을 나타낼 것이다. 하지만 항공기의 속도 표시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항공기에게는 지상을 기준으로 한 실제 비행속도(ground speed)보다는 공기에 대한 상대적인 속도(airspeed)가 중요할 수 있다.

항공기에게 있어서 레이더나 INS, GPS 등을 이용한 속도 측정장치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피토관이 유일한 속도 측정 수단이었다. 사실 피토관 이외의 다른 수단으로 측정하는 속도값은 항공기 자체의 실제 비행속도지만(주로 목적지 도착 예상 시간을 계산하는데 사용), 피토관이 측정하는 속도는 항공기의 조종에 매우 중요한 대기속도이기 때문에(항공기의 양력과 항력 및 비행 특성 등은 대기속도에 따라 변한다) 지금도 거의 모든 항공기에는 피토관이 필수적으로 달린다.

피토관은 최초기의 항공기를 제외한 모든 항공기에 장착되어왔다. 심지어 우주왕복선에도 달려 있다. 다만 우주왕복선은 다른 항공기들과 달리 수납식인데 이러한 이유는 역시나 재돌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