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니, 방 한편에 내버려둔 영양제가 상하진 않았을까 걱정된다. 간만에 생각이 나 들여다보니 유통기한이 훌쩍 지났을 때도 잦다. 상한 영양제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유통기한 지난 영양제를 먹어도 될지 알아본다.
◇산패하면 비린내 나는 ‘오메가3지방산’
오메가3지방산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산패하면 화학변화를 일으켜 인체에 해로운 발암물질이 된다. 상한 오메가3지방산은 세포 변이를 유발하고, 정상 DNA의 변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오메가3지방산을 영양제로 복용할 땐 반드시 제품이 산패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메가3지방산은 총 3단계를 거쳐 산패되는데, 오메가3지방산이 산호를 흡수해 과산화지질로 바뀌는 1단계에선 맛과 냄새에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그러나 2단계와 3단계로 접어들면 과산화지질로 바뀐 오메가3지방산에서 알데하이드와 알코올 등 성분이 생성되며 비린내가 심해지고 색도 탁해진다. 만졌을 때 캡슐이 물렁물렁하거나, 여러 개가 엉겨 붙어 있을 때도 산패를 의심해봐야 한다.
오메가3지방산의 산패를 막으려면 실온에 보관할 때도 서늘한 그늘에 두거나, 냉장보관을 하는 게 좋다. 빛 때문에 산패될 수도 있어 불투명한 용기에 담아야 하며, 밥솥이나 가스레인지 근처같이 열이 전달되기 쉬운 곳엔 두지 않아야 한다.
◇유통기한 지난 비타민? ‘개봉 안 한 경우엔 복용 돼’
비타민은 온도와 습도 그리고 직사광선에 취약하다. 포장을 뜯은 후에 습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보관했다면 색이 변하거나 영양소가 분해됐을 수 있다. 먹어도 약효가 덜한 건 물론이거니와 세균이 번식한 채로 복용하게 될 수 있다.
개봉하지 않은 비타민이나 미네랄제제는 겉면에 표시된 유통기한에서 2~3년이 지나도 복용할 수 있다. 단, 습도가 70% 미만이고,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에 줄곧 보관했을 때만이다. 이미 개봉해 먹고 있다면 1년 이내로 다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
제형별 유통기한
제품의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형에 따라 달라져요. 영양제에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제형은 종합비타민은 정제, 유산균은 분말, 오메가3는 연질캡슐이에요. 일반적으로 정제의 유통기한은 2~3년으로 가장 길고 분말 혹은 액상 영양제는 1~2년, 연질캡슐은 15~24개월간의 유통기한을 가져요.
보관 방법에 따라 안전하기도
유통기한을 넘기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시간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어요.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한 영양학자는 ‘미개봉 상태에서 명시된 보관법을 따라 보관된 영양제라면 유통기한이 지난 뒤 4~5년간은 안전하다’고 말했어요.
냉장 보관하면 유효기간이 늘어날까
유산균 포장 용기에 ‘냉장 보관’이라고 쓰인 문구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마치 다른 영양제들도 냉장고에 보관하면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것처럼 들려서, 모든 영양제를 오래 먹기 위해 냉장고에 보관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산균 캡슐 안에 살아있는 균이 들어있는 경우에는 냉장 온도에서 더 높은 생존율을 갖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하지만, 기본적으로 영양제는 실온 보관이 원칙이에요. 실온 보관이 원칙인 영양제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냉장고 안에 가득한 습기 때문에 오히려 내용물이 변질될 수 있으니, 꼭 영양제마다 정해진 보관 방법을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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